
새봄, 새 학기를 맞은 각급 학교에 활력이 넘쳐나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움을 토로하는 선생님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아이들을 지도하던 동료들의 빈자리가 커 보이기 때문이다.
2월 말 명예퇴직으로 교단을 떠난 교원이 6000명을 넘었다. 전국적으로 보면 2개 학교에서 1명 정도의 숫자다. 4632명이 명예퇴직을 한 지난해에 비해 30%이상 증가했다. 2년 전인 2017년 3652명보다는 65%가 늘었다. 교직을 천직으로 여기며 헌신한 교원들이 명예퇴직을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교권추락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데 이견이 많지 않다. 교원들이 교직에서 버틸 수 있는 힘은 자긍심과 보람인데 날로 심각해지는 교권침해 등으로 교직에 대한 회의감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국교총이 지난해 5월 공개한 '교권회복 및 교직상담 활동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접수된 교권침해 상담 건수는 508건으로 10년 전인 2007년 204건에 비해 149%나 늘었다. 2010년 초반 매년 200건 접수되던 교권침해 건수가 최근 매년 500건 이상으로 증가됐다고 한다.
사라진 스승에 대한 존경심
사실 학교 현장에서는 '군사부일체'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등의 말이 사라진지 오래다. 스승인 교원들에 대한 존경심은 찾기 어려워진 반면 학생·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 사례는 늘어만 가고 있다. 교권은 하락한 반면 학생 인권은 중시되면서 학생지도가 힘들어지고 있다.
선생님 면전에서 욕설을 내뱉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심지어 수업 중인 교실에 들어와 선생님 멱살을 잡는 일도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그렇지만 교원들은 마땅한 제어·방어책이 없다. 자칫하면 학생인권 침해, 학습권 침해로 오히려 지탄을 받는다. 잠자는 학생을 깨우지 못하는 현실에서는 자괴감마저 감수해야 한다.
요즘 들어 더욱 심각해진 것은 교사의 정당한 학생지도에도 불구하고 불만이 생기면 청와대·국민권익위원회·교육청 등에 무차별적으로 민원을 제기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이런 민원에 대응하느라 교수·학습에 들여야 할 시간을 축내는 선생님들의 하소연이 자연스레 명예퇴직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명퇴 급증, 교육의 질 하락
교원의 명예퇴직 급증은 예삿일이 아니다. 우선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어낸 선생님들이 자긍심과 보람을 잃어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남아 있는 교원들에게는 허탈감과 상실감을 안기게 된다. 게다가 고경력 교원 이탈은 결국 교육의 질 저하를 초래할 것이다. 국가경쟁력마저도 약화될 수 있다.
이제 교원들이 대한민국의 당당한 스승으로서 자긍심과 보람을 갖고 교단에 설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 줘야 한다. 정부는 교원들이 보람과 신념을 갖고 봉직하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을 해야 하고, 학부모들은 학교와 선생님을 믿고 신뢰해야 한다. 선생님들이 부단한 자기연찬과 헌신의 자세를 가다듬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진부하다고 할 수 있지만 1985년,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기업 이미지 광고가 있었다.
"참으로 어려웠던 시절, 그날도 선생님은 어김없이 두 개의 도시락을 가져오셨습니다. 여느 때는 그 중 한 개는 선생님이 드시고 나머지를 우리에게 내놓곤 하셨는데, 그날은 도시락 모두를 우리에게 주시고는 '오늘은 속이 불편하구나' 하시며 교실 밖으로 나가셨습니다. 그 후로도 선생님은 자주 속이 안 좋으시다고 하셨습니다…."
세월은 흘렀지만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이러한 초심으로 입직한다. 이 초심을 잃지 않게 하는 것은 선생님 개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가경쟁력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
이상덕 전주금평초 교장 전북교총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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